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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에 쓸거죠?”…불법 거래 성행에도 규제는 ‘사각’

등록일
20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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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을 미리 내고 사용하는 선불유심은 본인 확인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한 명이 여러 대를 개통할 수 있어 이른바 '대포폰'에 악용돼 왔습니다.

피해 사례가 늘면서, 정부도 관련 대책을 꾸준히 내놨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SNS 등에서는 수사망을 피해 차명 유심을 웃돈을 주고 사고 팔고 있습니다.

최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선불 유심을 개통해주면 5만 원을 주겠다'.

가족의 병원비가 필요했던 30대 A 씨, 이 광고 글에 유심 6개를 개통했습니다.

배우자 명의까지 동원해 30만 원을 받았지만, 한 달도 채 안 돼 경찰 전화를 받았습니다.

개통한 유심이 보이스피싱에 이용됐단 내용이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아, 이게 죄가 성립이 되는구나,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유심 개통하면) 게임 용도로 사용하겠다. 이거에 좀 믿었던 거죠."]

이렇게 개통된 선불 유심, SNS 등에선 웃돈까지 얹어 되팔립니다.

선불유심을 사고 파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직접 들어가서 구매 문의를 해보겠습니다.

일반적인 개통 비용의 약 6배를 요구하고.

[유심 판매자/음성변조 : "10개 사면 300만 원이죠. 10개 정도 원하시면 개인이 쓰는 건 아닌 거 같은데..."]

아예 보이스피싱 용도냐고 묻습니다.

[유심 판매자/음성변조 : "보이스피싱 이런 쪽인가요? 통장에서 통장으로만 안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선불 유심은 신분 인증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신용불량자 등도 개통할 수 있단 점을 노린 겁니다.

실제로 경찰에 적발된 대포폰 10대 가운데 약 8대가 선불폰이나 유심 판매 방식으로 개통됐습니다.

유심 개통 개수를 제한하는 대책도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권헌영/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소액 결제가 단시간에 너무 많은 형태로 이상 징후가 나타날 정도로 보일 경우에는 모니터링을 강화해서..."]

정부는 휴대전화 개통 때 본인 확인을 강화하는 한편, 현재 1인당 한달에 3개, 연간 36개로 제한하고 있는 유심 개통 개수를 연간 6개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