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게시판 리스트 옵션

갤러리 카테고리

[시평]_경제배움e 인사이트 - 박재완 회장

등록일
2024-05-22
NFEE

1fcb9c10f086d179d4a89d4b11069eaf_1716329761_0932.png

디지털 경제교육 플랫폼에 대한 기대

 

박재완 (경제교육단체협의회 회장)

 

기획재정부가 구축하고 한국개발연구원이 콘텐츠를 총괄하는 경제교육포털(‘경제배움e’)이 디지털 플랫폼으로 확대 개편됐다반갑기 그지없다사실 우리 일상생활은 모두 경제와 관련이 있다생존에 필수인 의식주는 물론대를 이어가는 출산양육교육과 수시로 맞닥뜨리는 소소한 선택도 거의 경제 문제로 귀결된다그런 만큼 경제에 관한 올바른 이해는 넉넉한 삶을 꾸리고 자아를 실현하며 종족 보존의 욕구를 충족하는 대전제다.

이처럼 가계ㆍ기업ㆍ국가의 경제력은 그 구성원의 경제 인식ㆍ역량ㆍ노력이 가름한다어떤 민족보다 윤택한 삶을 영위하는 유대인 사례가 웅변한다그들은 재산을 모으는 건 고귀한 일이며가난은 불성실한 탓이라고 배운다물질적인 성공이 신의 축복이라는 긍정적인 경제관은 유대인에게 합리적인 경제활동이 몸에 배도록 했다유대인 자녀는 13세 성인식 때 받은 축의금을 스스로 관리하고, 20세 성인이 되면 경제적으로 독립한다자기책임 원칙에 충실한 경제적 독립이야말로 영적 성숙의 기반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일부의 편견처럼 유대인이 돈만 밝히는 이기적인 심성에 매몰된 건 아니다유대인에게 돈은 인간의 역량과 창조적인 에너지의 결집체이지만동시에 얼마나 많은 사람을 도왔는지 측정하는 지표다자선을 부()를 쌓는 비결로 손꼽는 유대인은 어려운 이웃을 도와 공동체 전체가 샬롬’(Shalom), 곧 평온을 누려야 자신에게도 이롭다고 믿는다.

하지만우리는 소득과 교육 수준에 비해 경제에 관한 인식이 취약하다나이가 꽤 들어서도 부모의 도움을 바라고연고에 기대려는 성향이 강하다노력창의보다 불로소득요행을 바라는 한탕 심리와 과시 소비에 따른 거품도 상당하다경제를 움직이는 규율이 이완되고사기(詐欺)무고(誣告)가 활개를 치며각자도생(各自圖生)이 보편화됐다느슨한 기초질서각박한 노사관계희박한 공민의식허술한 직업윤리얄팍한 상술 등 각성이 절실한 사안이 허다하다애덤 스미스가 설파했던 시장 경제에 긴요한 측은지심(惻隱之心, Sympathy)’이 실종된 셈이다.

넉넉하고 너그러운 문명국가로 발돋움하려면온 국민이 시장 경제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공동체의 초석이 되는 존중ㆍ절제의 시민정신을 길러야 한다감성쏠림에 초연한 슬기로운 소비직업의식과 근로 윤리기업가정신과 혁신상생의 노사관계상도의와 신용미래에 대비하는 연금ㆍ저축ㆍ투자의 중요성을 깨쳐야 한다사유재산계약의 보호균등한 기회 보장공정한 질서 확립 등 시장 경제를 떠받치는 정부의 역할도 익혀야 한다무엇보다 어릴 적부터 잠재력과 소질을 주도적으로 계발해 스스로 삶을 개척하도록 자립심을 고취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새로 출범하는 디지털 경제교육 플랫폼에 거는 기대는 무척 크다첫째디지털 플랫폼은 공급자 위주로 제공됐던 경제교육이 수요자 중심의 경제학습으로 발돋움하는 디딤돌이다지금은 학교 바깥의 경제교육만 해도 쉰 개가 넘는 기관단체가 각자 고유의 지향점에 따라 각개약진하는 공급자 중심의 양상을 띤다그러다 보니 경제교육이 획일적이고 일방통행에 머물러 흥미 유발에 역부족이라거나 특정 주제에 치우쳐 실생활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반면에 디지털 경제교육 플랫폼은 실수요자의 차별적인 눈높이에 걸맞은 학습자 중심의 맞춤형(Interactive open) 교육을 촉진한다학습자는 자신의 욕구에 걸맞은 콘텐츠를 손쉽게 파악하고 최적 대안을 선택할 수 있다공급자 역시 수요자의 반응특성을 포착해 콘텐츠를 적기에 갱신하는 등 학습자와의 양방향 피드백을 강화할 수 있다.

둘째누구나언제어디서든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은 학습자의 선택권을 넓힌다우리 국민의 압도적 다수는 경제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그 기회는 매우 제한되어 있다경제교육을 받는 사람은 극소수이고교육 시간도 1인당 연간 2시간 내외에 그친다게다가 다문화가정신용불량자북한 이탈주민 등 취약계층은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있다디지털 플랫폼은 경제교육 접근권을 확대함으로써 이런 문제점의 순화에 이바지할 것이다.

셋째디지털 플랫폼은 다양한 콘텐츠를 집대성함으로써 경제교육의 상향평준화를 이끌 수 있다경제교육의 목표대상범위수준이 제각각인 여러 경제교육 공급자는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의 비교협업공유평가와 피드백을 활성화할 수 있다모범사례를 벤치마킹하고중복투자를 자제하며지역ㆍ대상별 수급의 괴리를 줄이는 한편교재와 강사의 질을 끌어올리는 등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다학교 바깥 경제교육의 구심점인 경제교육단체협의회가 역점을 두는 과제이기도 하다.

초고령사회와 대중(Crowd) 자본주의가 눈앞에 다가왔다누구든 평생 학습을 통해 역량을 꾸준히 갱신하고근로자와 자본가의 두 속성을 함께 길러나가야 한다디지털 경제교육 플랫폼이 온 국민의 합리적인 경제관을 북돋워 선진문명국가 진입의 촉매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