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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래경제교육네트워크 이옥원 이사장 "물고기 잡는 법 알려주는 것이 경제교육”

등록일
202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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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혁신, 창의력을 키우는 기업가 정신은 경제교육의 매우 중요한 영역”기사입력 2023.06.21 11:11

 최종수정 2023.06.22 10:25 기자명김다원 기자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바로 경제교육입니다."


기획재정부 서울 인천 지역경제교육센터인 (사)미래경제교육네트워크의 이옥원 이사장은 21일 한국NGO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돈을 쉽게 여기지 않고 스스로 벌고 저축하고 관리하며 나눌 줄 아는 올바른 경제관을 가지도록 하는 교육이 어릴 때부터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취임한 이 이사장은 "경제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어릴 때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합리적이고 건전한 경제적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핵심역량을 습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이사장과의 일문 일답.

Q = (사)미래경제교육네트워크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A = 2015년 11월에 설립된 경제교육을 주 목적으로 하는 사단법인이다. 2016년에 기획재정부 서울 인천 지역경제교육센터로 지정됐다. 지난 8년간  약 6천회 이상, 누적 연인원 20만명 이상 교육을 실시했다. 

Q = 갈수록 경제교육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A = 경제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합리적이고 건전한 경제적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핵심역량을 습득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학교 교육에서 경제과목이 외면되고 있다. 고등학생의 경우 수능에서 경제과목을 선택하는 학생이 전체 응시자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20대 10명 중 4명은 500만원 이하 빚을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자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노후빈곤율은 48.4%로 불명예스럽게도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선진국의 4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모든 이유를 경제교육의 부재에서 찾을 순 없지만 경제교육은 삶이라는 바다를 항해하는 등대이자 나침반이다. 

Q = 사회적으로 청소년들의 신용불량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묻지마 투자’에 ‘빛투’라는 말도 낯설지 않다. 특히 가상화폐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은데. 

A = 근본적으로 경제문제에 대한 합리적이고 건전한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준다. 

가상화폐 문제는 매우 조심스럽지만 과거 17세기 튜울립 버블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며 실체를 정확히 알고 접근하는 경제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너무 커 화폐로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점, 무분별한 투기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가상자산은 매우 변동성이 큰 자산이므로 자칫 큰돈을 투자했다가 짧은 시간에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또한 각 거래소마다 100개가 넘는 암호화폐가 거래되고 있으며 신빙성이 없는 유행성 정보에 따라 투자할 경우 재기가 어려울 정도의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로또처럼 요행을 바라는 자세는 버려야 할 것이다. 

Q = 또 하나 사회문제로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에 당하는 사람이 날로 늘고 있다. 피해액도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노년층 등에 대한 피해방지 교육이 필요할 것 같다. 

A = 디지털 기술의 혁명적인 발달과 함께 금융범죄 역시 기술적으로 진화되며 교묘한 신종 사기수법으로 피해를 증가시키고 있다. 노년층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눈뜨고 당할 수 있는 세상이다. 

최근 5년간 피해금액 1조7000억원, 그 중 60% 정도는 대출을 빙자한 피해라고 한다. 300명당 1명이 당한 꼴, 그 한 명이 당한 금액은 평균 2천만원 이라고 하니 정말 우리나라는 보이스피싱의 천국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응해 금융기관, 지자체 등이 금융사기 예방교육에 주력하고 있고, 기획재정부 교육센터에서도 오래전부터 주로 노년층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실시해오고 있다. 여건 상 방문교육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유튜브나 인터넷을 이용한 다양한 피해사례 전파와 교육에 중점을 둬 양적 질적으로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Q = 흔히 경제하면 무역, 환율, 인플레이션 이런 단어들이 생각나서 일반인들에겐 좀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데.

A = 경제교육은 금융, 소비, 노동, 국가재정, 개인과 가정의 재무설계부터 나눔과 기부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미국, 유럽이나 우리나라의 경우도 생애주기별로 꼭 배워 둬야 할 경제교육 표준안이 제시돼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기획재정부)나 민간(한국경제교육학회)에서 생애주기별 필수 경제역량을 작성해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금융감독원이 제시하고 있는 실용금융 표준역량을 보면 저축과 투자에 대한 이해, 신용과 부채관리, 노후와 연금, 금융 소비자 보호 등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내용으로 누구나 생활 속에서 만나고 준비해야 할 지식임을 알 수 있다.


이옥원 미래경제교육네트워크 이사장이 21일 예금보험공사 강당에서 열린 '수도권 경제교육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미래경제교육네트워크 제공]

Q = 미국이나 유럽의 경제교육은 어떤가.

A = 경제교육에 관한 한 미국은 주목해야 할 나라 중 하나다. 경제를 수학, 과학, 미국사 등과 함께 9개 핵심과목으로 지정해 대학교 이전 수준 학생들이 반드시 이수하도록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교육향상법’, ‘조기금융교육법’ 등이 제정돼 정부의 지원도 전폭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개정된 교육과정에서 대입 수능에서 차지하는 경제 과목의 입지가 더욱 줄어 교사와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할 위기에 처한 우리의 경제교육 사정과 무척 대비되는 상황이다. 미국 경제교육을 주도하는 곳은 경제교육협의회(CEE)인데 민간 비영리 단체가 학교와 학교 밖 경제금융교육에서 어떤 내용을 다룰지를 정리한 경제교육 표준안, 금융교육 표준안 등을 발표하고 이에 따라 민간 출판사가 교과서를 제작해 경제금융교육을 실시한다.

금융 선진국인 영국은 정부 주도로 금융교육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자금연금청을 금융교육 전담 기구로 두고 있으며, 자금연금청에서는 2020년에 ‘금융 복리를 위한 국가전략’을 수립, 5개의 의제와 함께 양적 및 질적 목표를 제시하고,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일상 경제생활에서 국민들의 재무적 의사결정을 도와주기 위한 체계적인 안내와 정보 서비스를 구축하고 제공하고 있다.

Q =  청년 취업난과 실업문제가 국가적인 과제다. 청년들이 궂은 일을 피하려 한다. 기업가 정신의 퇴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경제교육에도 진로, 특히 기업가 정신을 교육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A = 지구촌 시대의 글로벌화와 디지털 세상으로의 급격한 전환은 일자리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반면, 4차산업혁명시대 기술의 발달과 문명의 전환은 젊은 세대들에게 도전과 혁신, 창업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기업가 정신은 문제를 발견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세상 밖으로 내 놓은 것, 포기하지 않는 것, 누구도 가보지 못했던 신 항로 개발을 위해 세계 최초로 태평양을 건넜던 콜롬버스의 모험정신과 같은 것이다.

이 같은 취지에서 최근 기업가 정신이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전경련을 비롯한 기업과 다양한 단체에서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경제교육에 힘쓰고 있다. ‘기업가’라고 하면 흔히 거대 재벌의 회장을 연상하는데 사실 우리 주변에 많은 자영업자가 곧 기업가이다. 

예를 들어, 동네에서 떡볶이를 파는 분식집 사장님도 기업가이고, 다른 가게와 경쟁하기 위해 다양한 레시피를 개발하고 원가를 낮추는 노력을 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가로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노출된 위험에 맞서야 하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 도전과 혁신, 창의력을 키우는 기업가 정신은 경제교육의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Q = 끝으로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경제교육이 왜 중요한 지 보여주는 사례들이 넘쳐나고 있다. 돈과 경제는 우리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어린 자녀에게 경제관념과 돈의 중요성을 가르쳤다. 자신의 아버지인 하워드 버핏은 어린 워렌 버핏에게 20달러가 들어간 통장을 선물하고 5년 후 120달러가 되는 복리의 마법을 깨닫도록 했다. 그 120달러로 11세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하면서 장기적인 가치 투자의 중요성을 체험하며 자랐다. 

어린 자녀에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필요성, 중요성을 깨닫게 하면서 스스로 물고기 잡는 법을 익힐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바로 경제 교육이다. 

출처 : 한국NGO신문(http://www.ngonews.kr)